수면유도제를 먹고 잠을 청한 나... 효과는 있는걸까?
안 그래도 가지고 있던 불면증이 최근에 상당히 심해졌다. 이전에는 그냥 맥주 한 캔 입에 털어 넣고 자면 그나마 술기운에 잠들던 것이 이제는 술 가지고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중증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아무래도 기존에 계속 가지고 있던 여러 스트레스 요소들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평소 지인들이 그렇게 먹어도 괜찮다고 했던 수면유도제를 사서 먹어봤다.
일단 수면제하고는 다른 점을 간단하게 나열해보면...
1. 수면제는 잠이 오게 하고 수면 유도제는 졸음이 오게 한다.
2. 수면제는 의사의 처방없이는 못 사고 수면 유도제는 약국에서 그냥 살 수 있다.
3. 가끔 편의점에서 보이는 잠 오는 드링크제가 수면유도제의 성분과 같다고 한다.
대략 이 정도 되는 것 같다. 결론을 얘기하자면 잠이 오게 하는 게 아니라 졸음이 오게 하는 약이라는 것이다.
내가 산 약은 제로민이라는 약인데 이 약이 제일 대중적인 수면 유도제인 듯하다. (상처엔 후시딘 같은 느낌) 복용방법을 보니 1일 1회 1정이다. 즉 잠 안온 다고 마냥 먹어서 좋을 것 없는 약이라는 뜻. 참고로 이 약을 복용한 후에는 24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복용해야 약물의 남용을 막을 수 있다. 즉 잠잘 시간에만 먹도록 합시다. 또한 잠 오는 드링크제와 성분이 같기 때문에 둘을 혼용해서 먹으면 약을 1+1로 먹는 거나 다름이 없다.
수면 유도제를 처음 먹어보고 느낀 결과는?
수면유도제를 처음 먹어본 느낌은 결론만 얘기하자면 유쾌하지 않다. 제일 먼저 든 느낌은 자고 일어났는데 개운하지 않다는 것이다. 처음 먹고 30분 정도 침대에 누워있으니 점점 졸리기 시작했고 기세를 몰아 잠이 들었다. 잠이 들고 2시간 정도 지난 후에 깼는데 딥슬립을 한 느낌은 확실히 있었던 것 같다.(그리고 일어나서 죠스바 하나 먹고 또 잤다.)
문제는 완전히 자고 일어나서인데, 자고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개운한 느낌이 전혀 없었다. 자고 일어나도 그저 멍하고 머리가 돌지 않는 느낌만 가득했다. 물론 지금은 일어난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괜찮은 것 같지만 약을 먹고 난 후 일어났을 때 느낌은 내가 이상적으로 원하던 그림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불면증 때문에 수면 유도제를 찾을 정도면 이미 좀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들 잠이 부족한 상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같은 증상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고... 아무튼 약 덕분에 잠은 잔 것 같지만 약 덕분에 푹 잠을 잔 것 같지는 않다. 이러나저러나 약은 안 먹는 게 건강에 제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