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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 MZ세대의 감성으로 다시 보는 아Q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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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삐 2023. 12. 2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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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들른 yes 24에서 냉큼 업어온 아Q정전

 

정신승리의 시초이자 대가, 강약약강, 찌질이, 허세충, 그와중에 툭툭튀어나오는 꼰대기질, 나쁜 손버릇, 애매하게 배워서 아는척 오지게하는 이 사람. 아Q정전을 다루는 리뷰에서 주인공 아Q를  칭하는 여러 호칭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론대로 이야기 하자면 작가 루쉰은 꽉 막히고 이기적인 사고방식 그리고 변화에 대처하지못하고 눈 뜨고 코베이는(정확히는 사형에 이르지만) 아Q를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단계의 중국을 비판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오늘은 너무 정치적이고 거시적인 이야기보다는 조금 더 미시적이고 불쌍한 인간 아Q의 이야기를 우리에 투영시켜 보자.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소설 아Q정전을 책으로 접하신 후 내용이 잘 이해가 가지 않거나 여운이 남은 분들이라면 유튜브에 아Q정전의 고전영화가 자막과 함께 있으니 한번 시간을 내어 보는것을 추천한다.

소설의 내용진행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으며, 문화적 차이로 인해 이해가 가지 않는 문단이 좀 더 머릿속에 쉽게 들어올 것이다.

(영화에서의 아Q는 좀더 사람이 멍청해보이고 덜 성숙된 아이처럼 보여지는것이 동정심을 더 유발하는 장치로써 움직인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면서 영화의 최후미에는 각색된 부분도 있어보이니 참고하면 좋을 부분.)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자주사용하는 "정신승리"라는 이 단어의 시초가 바로 아Q정전에서 시작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는 소설에서 그려지는 모습 그대로 나약한 사람이었다. 같은 무리에서도 바닥의 바닥이며 불의를 당함에도 참지못하는게 아닌 참기위한 변명거리를 나에게 씌운다. 그러면서도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애먼 화풀이를 하는 나약한 사람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남들보다 잘나고 싶어 허세를 부린다거나 도둑질이나 추파를 던지는 옳지 않은 짓을 한다. 그것을 자기합리화를 한다. 그러면서도 내면에는 그것이 잘못인지 잘 모른다. 어찌보면 불쌍한 사람인것이다. 아니 어쩌면 아이같은 순수한 마음에 나쁜짓을 저지른 안타까운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 순수한 욕망에 소설의 마지막 문단에는 본인에게는 너무 늦게 깨닳고 만 허무맹랑한 죽음까지 이르니 말이다.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그의 죽음으로 향하는 길 조차 동정받지 못하는 모습으로 나오는게 영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아Q는 요즘 우리가 이야기 하는 MZ세대의 우리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MZ세대이며 Z보다는 M쪽에 가까운 세대이다. 나 자신의 성장기간동안 "아Q"는 반에 한두명쯤은 항상 있었다. 그 "아Q"가 나였던 적도 있었다. 지금생각하면 별것 아닌 일로 라이벌로 여기던 친구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지고싶지 않아 허세를 부리던 그런 모습들. 아직도 내 기억에 남아있다. 

같은반 여자아이들한테 장난을 치던 모습. 그때야 잘 몰라서 그저 재밌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어린아이의 나쁜행동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일련의 기억들은 사춘기라는 이름속에 성장의 과정으로 그려지는 M의 세대중의 하나가 나였다.

 

그리고 지금의 시대. 그리고 조금 더 나이를 먹은 내 모습도 "아Q"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직장동료에게 지고싶지 않아 아둥바둥거리며 조금이라도 이겨먹고싶어 허세를 부린다. 인터넷에서 별것도 아닌 논쟁으로 으르렁거리며 그야말로 정신승리한다. (특히 경쟁적인 게임하는사람이라면 더욱 공감이 갈것이다.) SNS로 플렉스를 한 모습을 자랑하며 허세를 보인다. 내 자신이 찌질해보일까봐 못난모습을 철저히 숨겨간다.

 

언제부터 내 자신이 이렇게나 많이 남 눈치를 봐가며 살아오고 있었는지 점점 이 현실에 젖어들고 말았다. 무언가 결정할 때에도 남 눈치를 본다. 내가 이렇게 하면 뭐라 하지 않을까? 남들이 어떻게 볼까? 왜냐하면 우리는 내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남들이 먼저 우릴 보고 평가하고 이야기 하기 쉬운 그런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Q "가 도둑질을 하여 성공한 사업가로 위장하였던 그런모습이, 나는 현대사회에서 "X약"을 하며 그것이 마치 멋인양 보여지는 미디어에 투영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인간의 나약하고 솔직한 본능은 시대가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달라지지 않은것이라 생각한다. 나 자신에게 부끄러웠기에 웨이좡 마을에 부끄러운 짓을 하였으며, 나 자신을 잘 몰랐기에 나 자신을 놓아버린 아Q

지금의 내 모습도 마지막 엔딩을 아Q처럼 맞이하고싶지는 않다는 생각에 쓴웃음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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